택시운전사 관람 후기, 줄거리 및 느낀점, 추천하는 다른 영화
택시운전사 관람 후기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때로는 우리가 외면해 왔던 시간을 다시 마주하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택시운전사는 바로 그런 경험을 안겨주는 작품입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역사적 사건을 전혀 다른 거리에서 바라보게 만들며, 관객을 그 시절 한복판으로 데려갑니다.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일 것 같지만, 의외로 영화는 일상의 언어와 감정으로 관객에게 다가옵니다.
이 영화는 거창한 영웅의 서사가 아니라, 우연히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된 한 사람의 선택을 따라갑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보는 내내 마음이 쉽게 멀어지지 않습니다. 스크린 속 장면들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오래 남아 곱씹게 됩니다. 단순히 ‘봤다’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택시운전사는 시대극이지만 과거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조용히 묻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회자되고, 다시 추천되는 작품이 됩니다.
줄거리 및 느낀점
이야기는 평범한 서울의 개인택시 기사 만섭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인물로, 정치나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외국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고액 운행을 제안받게 되고, 생계를 위해 이를 수락합니다. 목적지가 광주라는 사실도,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길을 나섭니다.
광주에 도착한 이후, 만섭은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과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통제된 정보, 군인들로 가득 찬 거리, 그리고 공포 속에서도 일상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집니다. 그는 처음에는 상황을 외면하려 하지만, 점점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외면할 수 없게 됩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만섭의 내적 변화를 과장 없이 보여주며, 관객이 자연스럽게 감정에 동참하도록 만듭니다.
이 영화를 보며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분노’보다 ‘미안함’에 가깝습니다. 이미 지나간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진실을 너무 늦게 알게 된 것 같은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관객에게 울어 달라고 강요하지 않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스스로 감정을 꺼내게 만듭니다. 그래서 눈물이 더 오래 남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주인공이 처음부터 정의로운 인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만섭은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고, 그래서 더 믿을 수 있는 인물로 다가옵니다. 그의 선택은 거대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눈앞의 사람과 상황을 외면할 수 없어서 내린 결정입니다. 이 점이 영화의 메시지를 더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관객은 그를 통해 ‘용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추천하는 다른 영화
택시운전사를 인상 깊게 보았다면, 역사적 사건을 개인의 시선으로 풀어낸 영화들을 함께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1987은 구조적으로는 다르지만, 같은 시대의 공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사회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여러 인물의 선택이 어떻게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지를 차분히 그려냅니다.
또한 변호인 역시 평범한 인물이 시대와 마주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닿아 있습니다. 거창한 정의를 외치기보다,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현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해외 영화로는 「호텔 르완다」를 떠올릴 수 있는데, 극한 상황 속에서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묵직하게 보여줍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역사와 인간을 동시에 바라보게 만든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택시운전사는 한 번 보고 끝낼 영화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게 될 때,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장면과 감정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추천작이 아니라, 언젠가 꼭 다시 꺼내 보게 되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일이 현재를 살아가는 태도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전해 줍니다.